[파이낸셜뉴스] ‘계정 공유’를 독려하던 넷플릭스가 오는 2분기부터 계정 공유 단속에 나선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대규모 가입자가 이탈하자 수익성이 악화돼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오는 3월 말부터 계정 공유 시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전세계로 확대할 예정이다.
새 요금제는 동거 가족에 한해서만 계정 공유를 허용한다. 동일 IP가 아니라면 1인당 2~3달러를 추가로 내야 한다.
그동안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계정 공유를 내세워 효과를 봤지만 무분별한 계정 공유를 차단해 유료 이용자 수를 늘려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계정 공유는 다수 이용자를 넷플릭스에 묶어두고 다른 서비스로 넘어가지 않게 하는 록인 효과를 강화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며 넷플릭스의 빠른 성장엔 이러한 전략이 주효했다.
이같은 넷플릭스의 변심은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분기 1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가 감소했다. 코로나 특수가 끝나고 외부 활동이 늘어나면서 가입자 이탈이 발생했다.
신규 가입자 확보가 어려워지자 넷플릭스는 계정 공유 시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정책을 전 세계로 확대해 수익 다각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넷플릭스는 현재 1억명가량이 지인 등과 비밀번호 공유를 통해 서비스를 나눠 쓰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코웬은 월 3달러의 추가 비용을 내는 계정 공유 서비스를 실시하면 넷플릭스가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7억2100만달러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넷플릭스의 변심은 이용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계정 공유를 독려해 이용자를 모은 넷플릭스가 계정 공유를 막는 것에 대해 이용자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가 지난해 11월 진행한 조사를 보면 OTT 서비스가 계정 공유 수수료를 추가로 적용할 경우 기존 가입자의 42.5%가 이용을 중단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계정 공유 유료화가 장기적인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라는 관측도 있다. 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공유 계정 유료화에 따른 효과는 일회성에 그칠 것”이라며 “정책 변화로 인한 구독 취소 확산에 대한 문제를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