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의 김한준(48) 씨는 다음 달 인도네시아 발리로 코로나19이후 3년 만에 첫 해외여행을 떠날 마음에 부풀어 있다. 김 씨는 “최근 일본과 베트남으로 여행을 다녀온 지인들이 늘면서 더 늦기 전에 여행을 가야겠다고 결심했다”며 “환율이 올라 비용 부담은 크지만, 사람이 몰리는 연말 전에 떠나기 위해 항공권을 예매했다”고 말했다.
고물가·고환율로 인한 경기 침체, 소비 위축 우려에도 해외여행의 열기는 오히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여행 업계는 연말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보고 항공과 숙박 등 관련 상품을 줄줄이 쏟아내며 마케팅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다만 코로나197차 대유행 우려와 주요 항공사들의 좌석 공급 추이가 해외여행 증가 흐름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26일 국토교통부 에어포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출·도착 합계 기준 국제선 이용객은588만 명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539% 증가했다. 올해 들어 국제선 이용객은 1분기109만 명, 2분기287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올 4분기에는 해외여행 수요가2019년 대비 최대70%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로나19재유행 상황과 항공사의 좌석 공급 추이를 면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사들은 잇달아 해외여행 상품을 강화하며 여행 수요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는 이날 오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외 항공과 숙소를 결합한 자체 기획 상품 ‘해외특가’를 선보였다. 기존 패키지 상품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비행시간 4시간 미만의 가까운 여행지를 중심으로 한 상품을 구성했다고 여기어때는 설명했다. 정명훈 여기어때 대표는 “마치 국내 여행을 가듯 쉽게 해외로 떠날 수 있는 여행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원투어의 여행전문 브랜드 ‘여행이지’도 최근 ‘여행B2B사업팀’을 신설하고, 현재30여 개인 오프라인 여행 상품 판매점을 내년까지100개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대면 상담을 선호하는 중장년층이나 단체 고객이 편리하게 대리점에서 여행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판매망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일본과 베트남 등 비교적 가까운 지역으로 쏠렸던 여행 수요도 중동과 유럽으로 넓어지고 있다. 모두투어가 지난23일GS홈쇼핑에서 선보인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10일 일주’ 상품은 방송75분 만에 매출110억 원을 기록했다. 하나투어가 이달 초 선보인 영국 프리미어리그 손흥민 출전 축구 경기 관람 상품도700만 원에 육박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조기 마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