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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 이용료 '장외전' 심화...CP는 '통신사 팩트체크'에 반발
    카테고리 없음 2022. 10. 14. 14:57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SKB) 간 소송으로 불거진 망 이용료 이슈를 둘러싼 장외 여론전이 확대되고 있다. 소송 진행은 지지부진한 가운데 CP(콘텐츠 사업자)와 ISP(인터넷 사업자) 측은 각자 유리한 여론 형성을 도모하고, 상대의 주장은 강하게 일축하는 형태로 맞불 놓기에 나선 모양새다.

     

    국내 ISP 업계를 대변하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지난 12일 '망 무임승차 글로벌 빅테크,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공개된 발표자료에는 총 11개의 팩트체크 내용이 포함됐다.

    내용에는 △망 이용료 요구는 망 중립성 위반이 아님 △망 이용료는 해외에도 존재 △망 이용료 법안 통과 시 CP, 이용자 부담은 늘지 않음 △현재 CP들의 콘텐츠 기반 매출 대비 내야 할 망 이용료 규모는 극히 미미함 등이 포함됐다. 모두 CP 측이 망 이용료 지불이 불합리하다며 제시하는 핵심 주장들을 반박한 것이다. 이 발표 내용들은 당일 여러 언론을 통해 대중에 전달됐다.

     


    이에 다음 날(13일) CP 측 지지단체인 사단법인 오픈넷이 '맞불'을 놨다. KTOA의 팩트체크 발표를 다시 조목조목 재반박한 것. 오픈넷은 △미국을 포함한 해외 망중립성법은 데이터 전송 대가를 받는 것을 금지 △7개 유럽연합(EU) 회원국은 망 이용료 부과에 명시적 반대 의견 표명 △망 이용료 이전에 시행된 발신자 종량제도 이미 CP에게 망 비용이 전가되고 있음 △KTOA의 유명 교수 인용은 잘못된 해석임 등을 주장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들도 KTOA 주장에 반발했다. 소송 당사자인 넷플릭스는 말을 아꼈지만, 망 이용료 지급 요구는 소비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SKB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상황에서 SKB가 '문지기' 지위를 바탕으로 통행세를 받는 착신 독점력 행사 중이란 기존 입장은 견지하는 모습이다.

    또 다른 이해관계자도 "망 이용료는 결국 이통사가 접속료 외에 부가적인 비용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실제 망 투자 비용이나 망 이용료 지출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서 이용료 부과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양측의 여론전은 최근 갈등 고조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서 9월26일, 10월3일에는 유럽통신사업자협회(ETNO),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각각 망 이용료가 필요한 이유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GSMA는 "인터넷 생태계의 모든 참여자는 경쟁 시장에서 공정한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업계 리더와 이해관계자 및 정책입안자는 이런 기회가 제한되지 않고 생태계의 장기적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디지털 인프라 투자에 대한 적정한 인센티브 마련을 위한 대화에 참여에 달라"고 촉구했다.

    ETNO도 "유럽은 2030년까지 전 지역에 광케이블 및 5G를 구축하는 데 연간 500억유로(약 70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속가능한 인터넷 생태계 구축은 곧 모든 시민에게 이익이고 이는 네트워크 연결 목표 달성에 있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시기 CP를 대표하는 구글은 지난달 중순 유튜브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망 이용료 지급 반대 서명운동을 벌였다. 구글 유튜브 기반의 대형 크리에이터들도 망 이용료 도입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콘텐츠를 다수 게시하고 있다. 또 트위치는 한국 내 영상 서비스 화질 제한에 나섰는데, 이는 국내에서의 망 이용료 부담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분위기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에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제출한 7개의 망 이용료 의무화 법안이 발의돼 있다. 대부분 망 이용료를 법제화하되 상호 간 불공정 계약이나 갑질이 이뤄질 수 없도록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구글의 참전으로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 망 이용료 도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 중이다. 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망 이용료 법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으며 여타 의원들도 법안 추진에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치권의 변심이 가장 큰 변수"라며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여론전에 뛰어들자 표심을 의식한 의원들이 다소 움츠러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양측의 상반된 입장과 해석을 중심으로 한 여론전이 법원 밖 장외 전쟁 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승패 결정의 키를 쥔 넷플릭스-SKB 소송전도 안갯 속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해당 소송은 지난해 1심에서는 SKB에 유리한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2심에서는 지난 12일 6차 변론기일에 이르기까지 양측이 어떤 입장차도 좁히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만 반복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의 관심도가 높아진 장외 여론전이 향후 판결이 미칠 영향을 두고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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