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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587알 처방받은 70대 어르신…마약진통제 관리 부실 도마에

jjjomin19807 2022. 10. 7. 15:34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실
‘나비약’ 펜타닐 이어 옥시코돈 중독 확산
옥시코돈 처방 4년새 78% 급증
편두통 약으로 인터넷 소개
“진통제 처방 이력 필수 검토하게 해야”

 

취업 준비생인 20대 남성 A씨는 4년 전 우연히 진통제 ‘옥시코돈’을 알게 됐다. 우울증으로 신경정신과를 다녔던 그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편두통과 불면증에 이 약이 좋다는 글을 읽으면서 빠져들었다. 다니던 병원에서 처방을 요구해 받았고, 병원을 갈 때마다 이런저런 핑계로 처방전을 받아냈다.

A씨는 “진료가 아니라 약을 타러 병원을 갔다”고 털어놨다. 후유증은 심했다. 약에 취해서 대학 수업에 지각을 넘어 결석하기 일쑤였다. 집에서는 사소한 것에 집착해 가족들과 싸움을 일으켰다. 불면증은 더 심해졌고, 아침마다 구토를 했다. 금단 현상이 심해져 중독 치료에 들어갔지만, 격리 치료가 끝나면 다시 약을 찾았다. 그는 지금도 공황 장애 등에 시달리며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옥시코돈과 펜타닐 등은 아편을 정제·가공해서 만드는 마약성 진통제다. 말기암, 척추질환 등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만 한정적으로 처방되는데, 이런 마약성 진통제의 처방이 최근 5년 새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진통 효과가 모르핀의 200배, 헤로인의 100배에 이르지만 중독성이 강한 위험한 약들이 당국의 감시망을 피해 퍼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의료현장에서 사용되는 마약성 진통제 성분별 처방 현황’자료에 따르면 옥시코돈 처방 건수는 2018 155 4606건에서 2021 277 8687건으로 4년 동안 78% 급증했다.

옥시코돈은 이른바 ‘나비약’이라고 불리는 다이어트약 펜타닐과 성분 구조가 유사한 진통제다. 펜타닐과 옥시코돈은 디에타민이 주성분인데, 디에타민은 필로폰(암페타민류)과 비슷한 효과가 있어 필로폰 중독자들이 디에타민을 대체 남용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펜타닐은 다이어트약으로, 옥시코돈은 수험생들 사이에 우울증과 두통에 좋다고 알려지면서 사용자가 늘어났다. 30대 여성이 한의원을 통해서 다이어트 치료제(디에타민)를 처방받아 약을 먹다가 중독이 된 사례도 보고 된다.

나아가 이런 마약성 진통제의 처방 관리가 적절히 이뤄지고 있느냐가 도마에 오른다. ‘최근 5년 동안 펜타닐 처방 환자 상위 30인 현황 자료’를 보면, 처방 한 건당 587개의 펜타닐 알약을 받은 78세 남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동안 가장 펜타닐을 가장 많이 처받받은 50대 여성은 처방 한 건 당 평균 335개의 펜타닐 정제를 받았다.

문제는 관리다. 이런 마약류 진통제는 말기 암 환자 등에 쓰인다. 환자가 사망하면, 사용되지 않은 약은 그대로 남는다. 그런데 이렇게 남은 마약을 관리할 시스템이 국내엔 아직 없다. 식약처에서 지난해부터 ‘마약류 의료쇼핑 방지 정보망’으로 모든 마약류 의약품에 대한 관리를 하고 있지만, 의무가 아니다.

강기윤 의원은 “마약성분이 포함된 약품의 오남용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라며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할 때 다른 의료기관에서 받은 마약성 진통제 처방이력을 필수적으로 검토해서 오남용 가능성을 낮추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