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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어려웠던 화상흉터, '이 방법'이면 환자들에게도 희망이

jjjomin19807 2022. 7. 9. 13:04

[편집자주] 머니투데이가 고령화 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를 연재합니다. 100세 고령화 시대 건강관리 팁을 전달하겠습니다.

[고령화시대의 건강관리 '건(健)테크' (56) 화상흉터]

 

요즘 쿡방이라고 불리는 요리 방송과 유튜브의 영향으로 요리를 즐기는 분들이 정말 많다. 남녀노소 한식, 양식, 중식, 퓨전요리를 지지고 볶고 끓이고 튀겨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내는 모습이 이제는 자연스럽다.

한편으로 드는 걱정은 화상의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가열된 조리기구, 펄펄 끓는 물과 기름, 뜨거운 음식과 증기가 혼재된 주방에서는 늘 화상을 입을 위험이 있다. 캠핑이 인기를 끌며 장작불도 화상 위험을 높인다. 보통 섭씨 44도가 넘으면 화상을 입을 수 있고 70도 이상에서는 피부 조직이 즉시 파괴되는 2도 이상의 화상 우려가 있다. 화상은 그 자체로도 고통이지만 이후 흉터가 남으면 자칫 평생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화상흉터는 대표적인 난치성 흉터다. 병변이 넓고 깊어서 표피와 진피층의 땀샘, 피지샘, 모낭 등 피부 부속기 손상이 동반된 경우가 많아 피부 재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화상흉터 치료의 주요 목표는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튀어나온 피부를 평평하게 하는 것, 흉터 부위에 침착된 색소 제거, 흉터와 피부 경계선을 옅게 하는 것, 마지막으로 오래된 흉터조직을 새로운 조직으로 대체하여 자기 피부와 비슷하게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식 수술을 위해 피부를 떼어낸 곳(공여 부위)에 생긴 또 다른 흉터에 치료가 필요할 때도 있다.

넓은 화상흉터의 경우 핀홀법 이전에는 피부 이식 수술이 주로 검토됐다. 대개는 엉덩이 같이 비노출 부위에서 피부를 떼어 화상흉터 부위에 이식한다. 그렇지만 이 경우 공여 부위에 흉터가 남을 수 있고 공여 부위의 제한으로 여러 번 시술하기가 어렵다. 피부를 편평하게 깎는 레이저는 넓고 깊고 두꺼운 화상흉터에 적용할 경우 흉터를 더 심하게 하는 경우가 많아 경미한 흉터에 제한적으로 적용됐다.

이런 화상흉터를 해결하는데 획기적 전환점을 만든 치료법이 있다. 핀홀법(pinhole method)이라는 레이저 치료다. 화상흉터 치료는 핀홀법이 나오기 전과 그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많은 화상 환자들에게 희망을 준 치료다.

 


핀홀법은 레이저로 피부에 바늘 크기의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어 흉터 아래 엉키고 뭉친 섬유조직을 끊어 부드럽게 풀고 재배열하여 겹겹이 재생을 유도, 정상적인 조직으로 채우는 원리다. 바늘구멍이라는 뜻의 '핀홀'은 화상흉터 부위에 레이저로 미세 구멍을 내서 치료하는 원리로 이름이 붙여졌다. 피부를 편평하게 깎는 기존 레이저 치료법과 구별되는 지점이다.

단순히 흉터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피부 재생 능력을 극대화해 조직을 재건하는 치료법이다. 핀홀법이 화상흉터 개선은 물론 미용적 만족까지 동시에 충족하는 셈이다. 필자가 미국피부과학회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40명의 화상흉터 환자를 핀홀법으로 치료한 결과 92.5%가 만족할 만할 수준으로 개선됐다. 이 중 57.5%는 50% 이상 흉터가 개선돼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핀홀법을 2005년 유럽피부과학회에 처음 소개했을 당시 언론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과연 난치성 질환인 화상흉터가 레이저로 해결이 될까'하고 반신반의 하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연구와 임상 실적, 레이저 등을 통한 노력의 결실로 지금은 여드름 흉터, 수술 흉터, 수두자국 등을 치료하는 데도 활용될 정도로 핵심적인 흉터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