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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익률을 개선하라”… 삼성·SK하이닉스, ASML 60% 수준카테고리 없음 2022. 2. 4. 14:19
삼성·SK하이닉스 작년 이익률 30% 수준
전년 대비 늘었지만 2018년 비교 낮아
시설투자 확대 영향, ASML 이익률은 52%
수익성 높은 제품 생산 늘려 이익률 개선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반도체 사업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든 만큼 제품별 생산 비중을 조정해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DS부문)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31.0%다. 이는 전년 25.8% 대비 5.2%포인트 개선된 수치다. 다만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을 기록한 지난 2018년 51.7%와 비교하면 3년 만에 20.7%포인트 하락했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하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8.9%로 전년 15.7% 대비 13.2%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2018년 51.5%보다 22.6%포인트 떨어졌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업체 ASML과 비교하면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60% 수준에 불과하다. ASML의 지난해 영업이익률 52.7%다. ASML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8년 30% 수준에서 매년 10%포인트 상승,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률 50%를 넘어섰다.초미세공정 경쟁이 고조되면서 시설투자가 늘어난 게 영업이익률 하락의 가장 큰 이유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에만 반도체 시설에 43조6000억원을 신규 투자했다. 극자외선(EUV) 기반 1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D램 등 첨단공정 수요를 대응하기 위해 경기 평택과 중국 시안 등에 생산시설을 증설하고 공정을 전환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해 13조4000억원을 반도체 시설에 쏟았다. EUV 장비 도입 등 초미세공정을 확보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다.
메모리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글로벌 D램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10월 하락 전환했다. 2020년 10월 이후 1년간 상승했던 D램 가격이 1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D램 가격은 지난달에도 8% 넘게 떨어졌다.
달러 가치 하락도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 하락과 연관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출의 95%는 해외에서 나온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환차손이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떨어진다. 지난해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도 평균 1144.60원으로 전년 1180.01원 대비 3% 하락했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최적화된 생산 비중을 유지하고 무리하게 생산량을 늘리지 않는 방법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로 했다. 수익성이 높은 제품에 대한 생산 비중을 높이는 동시에 생산량을 제한해 가격 하락을 막겠다는 의미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는 고객이 필요한 제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시점으로, 양이 아니라 질적 성장에 주력하겠다”라고 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총괄 사장도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수익성 중심의 D램 사업 기조를 유지하면서 수요 변화에 따라 재고 수준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라며 “산업의 변동성을 줄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수요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반도체 장비를 독점하는 ASML과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며 “두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다른 제조업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라고 했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메모리 수요가 계속되는 만큼 올해 영업이익률은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